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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사전

치매환자를 대하는 원칙

  • 가정에서 치매환자를 돌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옷 입히고, 식사수발하고, 화장실 가는 것 등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도와드릴 때 치매환자의 완강한 거부나 저항이 있을 시에는 더 더욱 힘이 들 것입니다. 그 외에도 때론 근거리 외출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하는 일 등을 도와 드려야 할 때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때도 있습니다.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는 부양자는 치매환자의 이런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치매라는 질환의 특성을 이해하고 치매환자를 대한다면 치매환자와 그를 부양하는 사람들이 덜 힘든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치매라는 질환은 대부분 뇌에서 최근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부분이 상당히 줄어들어 최근에 경험한 것들에 대해 기억이 많이 줄어들거나 없는 반면, 치매에 걸리기 전에 익혔던 기술(예, 바느질, 뜨개질 등)이나 습관,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은 손상이 적음을 알 수 있습니다(Graf & Masson, 1993). 또한, 본인 스스로 과거에 경험하였던 것을 기억해 내는 일은 어렵겠지만 기억에 불을 지펴줌으로서 과거의 경험을 떠 올릴 수 있는 기능이 남아있다면 돌봄 시 그러한 잔존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합니다(Harrison, Hong, Kim, & Whall, 2007).
기본 원칙
다음은 치매환자를 돌볼 시 몇 가지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치매환자가 현재 기억력이 떨어지고 현실감이 없는 행동을 보이더라도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어야 합니다. 치매라는 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여전히 한 인간이며,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합니다. 살아있는 인간으로, 사회적 존재로 간주하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존경하고, 인정하는 것이 돌봄 제공자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치매환자도 여전히 생각할 수 있고, 기쁨, 슬픔, 화남과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을 본인 방식대로 표현하고,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과 의미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간입니다.

둘째, 치매환자 중심의 돌봄을 제공합니다. 이는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의 입장이나 시간적, 신체적 편리나 일정에 따라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치매 환자의 입장에서 그 치매환자가 보이는 행동을 이해하고자 하여야 합니다. 치매환자가 보이는 행동은 부양자의 시각과 생각에서 본다면 문제행동이나 현실감이 없는 행동으로 보이겠지만, 치매환자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로 정확히 표현할 수 없어 행동으로 나타내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즉, 치매환자가 보이는 행동은 자신의 욕구(need)가 해결되지 않아 표현되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합니다(Algase, et al., 1996).

셋째, 치매환자는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본인만의 경험, 성격 등 환자 개인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 치매 환자의 생애 전반에 걸쳐 알아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즉, 치매 초기로 대화가 가능하다면 직접 환자를 통해서 알아내거나, 또는 그들의 가족, 친구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파악하여야 합니다. 과거의 직업, 그들이 좋아했거나 좋아하는 음악, 취미, 활동 등 가능한 모든 자원을 파악하고 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돌봄을 제공합니다.
실천 방법
다음은 치매환자를 돌볼 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잔존 기능을 최대한으로 유지 증진하고 안위 제공을 통해 전반적인 치매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치매환자를 돌볼 시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동을 하여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치매환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지합니다. 이는 치매환자에게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치매환자가 어떤 것은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를 잘 파악하여 할 수 있는 것은 최소한의 도움을 주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적극적인 도움은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기능이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둘째, 치매환자는 주위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능한 그들이 과거에 경험했던 익숙한 환경을 제공해 줌으로써 새로운 환경으로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합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익숙한 환경에 놓일 때 편안함을 느끼는데, 치매환자 또한 익숙한 환경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며, 문제시될 수 있는 행동이 적게 나옵니다. 예를 들면, 치매환자에게 익숙한 물건이나 사진, 그림, 음악 등을 이용하여 남아있는 장기기억을 끌어내어 과거에 학습된 기술과 습관으로 정의되는 절차기억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합니다.

셋째, 익숙한 일상생활 패턴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즉, 치매환자가 그 전에 익숙한 생활 패턴이 있는지, 선호하는 방식이 있는지를 파악하여 가능한 이를 유지시켜주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를 시작하면서, 저녁식사 후, 잠들기 전, 식사시간, 간식 시간, 산책을 할 때 등 모든 일상생활에서 환자가 규칙적으로 했거나 좋아하는 익숙한 일상생활 패턴을 가능한 유지하도록 합니다.

넷째, 항상 긍정적인 말과 행동으로 접근합니다. 돌봄 시 치매환자의 실수를 비판하고 아이를 다루 듯 나무라거나 야단치기보다는 긍정적인 말과 행동으로 격려하고 지지하도록 합니다.

다섯째, 치매환자는 최근 기억력이 떨어져 있다하더라도 뇌 부위의 손상 정도에 따라 과거에 경험한 것을 점화(자극을 주어 기억나게 함)를 통해 기억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매환자에게 “어르신, 양치질 하세요” 라고 말로써 지시를 하는 것 보다, 실제 칫솔과 치약을 보여 주고, 양치질하는 행동을 보여 주면서 “양치질 하세요”라고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으로 양치질을 하실 수 있도록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치매환자로부터 어떤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그림을 이용하거나, 행동을 모방하도록 해 주는 것 등은 과거의 기억을 자극하여 환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끝으로, 가족분들은 치매환자를 돌보면서 공격행동이나 배회등이 심할 때 억제대 사용을 고려해 보기도 하겠으나 억제대 사용은 가급적 피하도록 합니다. 신체 억제대는 전신 혹은 신체 일부분의 움직임을 제한할 때 사용되는 수동적 방법이나 물리적 장치 및 기구를 의미합니다. 이는 치매환자의 자율성을 저해하며 인간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어떠한 이유로든 억제대를 적용해야 하는 경우엔 문제가 해결되는 즉시 빨리 억제대를 제거하도록 합니다. 지속적인 억제대 사용은 오히려 환자의 인지, 기능을 퇴화시키고 낙상, 우울, 불안, 초조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보건복지부, 2016).
< 참고문헌 >
  • Algase, D.L., Beck, C., Kolanowski, A., Whall, A., Berent, S., Richards, K., et al. (1996). Need-driven dementia compromised behavior. An alternative view of disruptive behavior. American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11, 10-19.
  • Graf, P., & Masson, M.E.J. (1993). Implicit memory: New directions in cognition, development, and neuropsychology. Hillsdale, NJ: Lawrence Erlbaum. D.L. Schacter & E. Turving (Eds.), Memory systems. Cambridge, MA: MIT Press.
  • Harrison B., Hong, G.R.S., Kim, J.Y., & Whall, A.L. (2007). Preserved implicit memory in dementia: A potential model for care. American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and Other Dementias, 22(4), 286-293.
  •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2016). 치매전문교육교재 기본과정.